Google에 근무한지 2년하고도 대략 5개월정도. 아마 MBA하면서 Intern기간까지 합치면 꽤 오랜 시간 근무한듯. (아마 내가 가장 오래 다닌 회사가 아닐까) 인턴할때만 해도 3,000명에 불과했던 회사가 이제 2만명의 종업원을 가진 회사가 되었으니, 많이 큰거다.
예전에 연락도 없던 친구들이, "벤치마킹 한 번 갈테니 자리 마련해봐."라고 전화가 온다. 아마 그간 tour를 했던 기억을 돌이켜 보면,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 몇몇 정치인, 환경단체, 심지어 고등학교... 수십여 단체를 맞이했던거 같다. 대부분은 신문에서 접한 '성공한 기업 Google'에 도취되어 성공요인이 무얼까라는 진리를 얻고자 오셨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그다지 insight가 있는 사람이 아닌지라, 제대로 생각있는 답변을 했는지 궁금하다. 때로는 그 비싼 돈 들여 비행기 타고 오신 분들에게 시간 낭비만 시킨 것은 아닐지.
매번 여러분들이 던지는 질문에,나의 답변은 허공을 휘젓는 메아리였던거 같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예전에 대학을 다닐때 취업설명회에서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분을 선호합니다."라고 말하는 consulting회사의 Business analyst들의 말과 머가 달랐던지 - 나는 예전에도 그렇게 말했었고,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 그래서 이자리를 빌어, 구글에서 얻을 수 있는 기업 성공요인에 대한 나의 짧은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더 이상의 비싼 비행기표를 사지 않도록 도와드리고자.
결론은 MBA를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상식"에 맞게 기업을 운영하면 된다. 예전에 모래시계란 드라마에서 박상원씨가 결혼을 할때, 조경환씨가 주례를 하는 장면이 있다. 상식에 맞춰 살기 어렵지만, 상식대로 살기를 바란다가 아마 주례사의 요점이었던거 같다. 경영 역시, 상식에 맞춰하면 되지만, 사실 상식에 맞춰 경영하기란 매우 어렵다. 아래 몇가지 주요 사안을 말씀드린다.
Culture/Mission/Vision
당신의 회사의 비전을 혹은 mission을 알고 있는가? 사장님이나 경영기획실장은 알지 모른다. 하지만 Google직원은 확실히 그 mission을 안다. "Google's mission is to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사실 우리에게 이런 구호란, 교실 벽에 걸려있는 교훈과 같은거고, 동사무소에 걸려있던 대통령 사진과 같은 느낌이지 않나?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난 이 mission이 내가 하는 일의 근거다. 적어도 난 그렇게 세뇌가 되었다.
삶의 원칙, value 이런거 다 부질없다고 생각하시는 분 많다. 하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말씀하시는 분 많다. 하지만, 그 "원칙"은 정작 결정의 순간에, 위기의 찰나에 가장 그 효력을 발휘한다. 기업을 제대로 키우고 싶으시다면, CEO들부터 제대로된 원칙과 가치체계를 만드시고, 본인부터 적용시키면 기업은 잘 된다.
Core competency
많은 사람들은 구글이 가끔 보여주는 그 화려함에 도취된다. Earth를 통해 보여지는 지구 구석구석의 모습, 화성을 찍겠다는 선언, 좀 시간이 지난 것이기 하지만 대용량 storage를 제공하는 이메일 등등.
Google은 검색회사이고, 광고회사이다. 그러기 위해서, 검색기술과, 광고기술과, 그리고 서버 및 아키텍처, 마지막으로 대용량의 storage에 온 힘을 다한다. 사실 이게 거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정도로 막대한 인력과 자금을 투자한다. 그리고 거기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한다. 그래서 남는 돈을 가지고 다른 곳에다가 투자한다.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정말로 내가 젤 잘하는거 하나만이라도 만들자.
생각하는 제품 개발
대학원을 다니면서 자동차 연구소에 다닌 적이 있었다. 옆자리 분이 road test를 하는 분인지라, 그분 따라 시험장에 자주 갔었다. 거기엔 세상 모든 자동차들이 있었고, 덕분에 그 모든 자동차들을 봤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BMW는 본넷을 열어보면 정말 깔끔하게 모듈화되었었다. 반면, 우리나라 자동차들은 선이 이리저리 엉켜있었다. 왜 그랬을까?
Google은 coding을 할때, 지금 당장의 개발기간 단축을 위해 '노가다'가 요구되는 일은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향후 그 누가 하더라도 충돌이 나지 않게 고려한다. 그래서인지 엔지니어가 일단 만든 제품에 대해 유지보수가 그다지 들지 않는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신나게 다른 재미난 일을 한다. 만약 당신의 엔지니어 팀중에 몇몇은 어쩔 수 없이 유지보수에만 신경쓰게 한다면, 인력 활용 및 사기진작에 있어서 좋지 않을거라는 것은 뻔한 사실로 보인다.
진짜 소비자를 우대하는가?
국내 대기업들과 partnership을 진행하다 보면 사실 한숨이 날때가 많다. 주지않고 받기만 하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하는 것이 좋아보이면,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하려고 든다. 이건 비단 국내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러는 가운데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다는 것이고, 결국 시장은 더욱 클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Google이 광고사업을 할때, 광고주나 partner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한다. 사실 우리가 가진 막대한 network을 생각하면, 더 많은 이윤을 취해도 머라고 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결국 eco system에 참여한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벌어야, platform장사를 하는 google도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로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Recruiting
처음에 들어와서 mentor였던 Rich란 중국계 미국인이 하루는 날 불렀다. "PM은 launch를 안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launch만큼 중요한게 하나 더 있는데, recruiting이다. 30%정도의 시간을 거기에 써라." (물론 영어로 말했던지라, 정확히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집착스럽게 좋은 인재를 뽑는 Google이 때로는 너무 현실을 모르는게 아닌가 - 사람을 뽑다보면 지금 당장 필요한데 기준에 안맞는다고 안뽑을때 hiring manager입장에선 속이 탄다. -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똘똘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culture에 부합하지 않은 사람이 들어와, 향후 우리가 손해볼 시간과 결과를 생각하면, 경영진의 원칙은 맞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적어도 Google에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있지만, 나보다 멍청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게 큰 자산이다.
Innovation by culture
어디서 본 글같은데. Google은 '납기'라는 개념을 만들지 않는다. 그 deadline때문에 제품의 quality나 우리가 꼭 봐야할 기본들을 skip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delay가 많을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그 정신때문에 보다 더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확율이 높지 않을까 한다.
지금 eBay의 사장이 된 존 도나휴 (John Donahue)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eBay는 sexy한 회사였다. 이제는 그 sexy함을 넘어서, 훌륭한 회사가 되어야 할 시기이다라고. Google은 10년이 되었고, 이제 다른 많은 회사가 그러했던것 처럼, 훌륭한 회사가 되어야 할 시기인거 같다.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갈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이런 모습이 지속된다면, 당분간은 건장한 모습으로 세상을 lead해 나갈거 같다. 물론, Google에서도 '상식'이 깨지게 된다면, 또 다른 이야기지만...



